생각과 느낌

사도. 실제로 기록되었던 아버지와 아들의 비극.

평소남 2022. 3. 1. 20:48

임금이었던 아버지 영조와 세자였던 아들 사도세자의 불화.

조선 제21대 왕 영조. 그는 천한 출신이라는 무수리 어머니. 숙빈 최 씨와 숙종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사실과 자신의 이복형. 경종을 독살했다는 음모론 속에서도 노론의 도움을 받아 왕위에 오른다. 왕위 계승 정통성에 대한 약점과 극심한 압박감 속에서 영조는 학문과 예법 속에서 완벽한 왕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리고 42살. 오랜 시간 동안 얻지 못했던 세자 이선을 영빈 이 씨와의 사이에서 얻게 된다. 7년 전 어렵게 얻은 효장세자를 떠나보낸 후 큰 슬픔에 빠져있던 영조는 늦은 나이에 얻은 세자의 탄생에 진심으로 기뻐했고, 이 세자를 자신의 뒤를 이를 성군으로 만들 것을 다짐한다.

 

태어난 지 돌이 갓 지났을 무렵. 이선은 세자로 책봉되고, 곧 왕위를 이를 세자로서 교육을 받게 된다. 총명한 기질이 있었던 세자는 그 총명함을 드러내며 많은 신하들과 아버지인 영조의 총애와 기대를 받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은 세자는 영조의 기대와는 다르게 성장하기 시작한다. 글공부보다는 예술과 무예에 뛰어난 적성과 흥미를 보이고 자유분방한 기질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영조는 이런 세자에게 점점 실망하게 된다. 세제 시절. 혹독한 고생을 했던 영조에게 세자 이선의 모습은 자신이 바라 왔던 모습이 아니었으며, 자신이 밤새워 작성한 책을 한 구절 빼먹은 세자의 모습에 큰 불만을 가지고 그날 이후로 영조는 어린 아들 이선을 다그치기 시작한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선은 성인이 되고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영조에게 많은 핍박을 받은 이선은 아버지를 두려워하게 된다. 이 상황 속에서 영조는 세자의 반응과 신하들의 충성심을 시험하기 위해 툭하면 왕위를 양도하겠다고 하고 신하들은 영조의 결정에 반대한다. 신하들의 행동에 영조는 못 이기는 척하면서 세자에게 대리청정을 맡기고 세자의 결정을 지켜본다. 하지만 세자 이선의 대리청정은 영조의 생각과는 다르게 개혁적으로 이루어졌고, 자신을 왕으로 만들어준 노론과 이에 대치하는 소론의 균형을 맞추고 있던 영조의 정책과는 정 반대의 경향이었다. 이런 사실에 영조는 세자의 대리청정에 매번 세자의 결정을 일일이 지적하면서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세자에게 망신을 주기 시작한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영조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를 알아주지 않고 점점 자신을 핍박하는 영조의 모습에 세자는 점점 영조를 멀리하기 시작하고, 영조 역시 세자 이선에 대한 실망이 커지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는 갈라지기 시작한다. 여러 신하들과 왕실의 어른들은 이런 영조의 모습에 세자에 대한 질책이 너무 크다면서 영조를 말리지만 영조는 이 말을 듣지 않고 세자에 대해 더욱 엄격하게 대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손자 이산이 태어났음에도 아들 이선에 대한 불만으로 크게 기뻐하지 않는 영조의 모습에 실망한 이선. 그리고 대왕대비. 인원왕후가 세자 이선에 대한 일로 영조와 언쟁을 벌이다 인원왕후가 죽게 되면서 영조는 인원왕후의 죽음을 네 탓이라고 하면서 세자에게 온갖 기행을 벌이면서, 평소 자신을 생각하고 예뻐해 주었던 인원왕후의 죽음. 그리고 이를 빌미로 자신을 괴롭히는 영조의 행동에 이선은 울화통이 터지고 세자는 마음의 병을 얻게 된다. 그 뒤로 세자로서의 업무보다 사냥이나 유희를 즐기는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된다. 생모인 영빈 이 씨가 후궁임에도 중정복을 입히고 중전의 예우를 하거나 중전인 정순왕후를 무시하고 아버지를 늙은이라고 부르는 등 무례한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이런 세자의 행동에 영조는 너 같은 인간을 자식이라고 키운 내가 잘못했다면서 폭언을 하고, 이 사건 이후 세자는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해지면서 주변 사람들과 멀어지게 된다. 심지어 아들의 가례식에도 영조의 허락을 받지 못해서 참석하지 못하게 되고 정신적으로 몰리던 중 김상로의 사주를 받은 나경언이 세자 이선이 역모를 꾸미고 있다면서 영조에게 거짓 보고를 하고 이 보고를 영조가 지지하면서 세자는 정신적으로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울화병이 생겨 힘들다고 외치는 세자. 하지만 영조는 그런 세자에게 넌 존재 자체가 역모라면서 차라리 미쳐서 발광을 하라고 폭언을 하고 사라진다.

 

결국 자신의 모든 행동이 아버지 영조에게는 부질없는 짓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세자는 그 날. 아버지 영조를 죽이기 위해 자신의 측근들과 함께 경희궁으로 향한다. 영조를 지키고 있는 모든 병력들을 제압한 이선의 군대. 분노 앞에서 아버지 영조를 죽이기 위해 칼을 빼들고 문 앞에 선 그 순간. 이선은 자신을 괴롭히는 모습과는 다르게 인자하고 푸근한 모습으로 세손 이산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늦은 시간. 이선과는 다르게 공부에 매진하면서 어려운 질문에도 막힘없이 대답하는 세손. 이산의 모습에 영조는 웃으면서 흡족해한다. 그리고 얼마 전 이선의 어머니. 영빈 이 씨의 환갑잔치에서 왕과 왕비에게만 올리는 사대를 한 이유를 묻고, 세손은 그러한 영조의 물음에 자신의 아버지 마음을 헤아렸기에, 예법보다 사람의 마음을 우선시했던 것이라 답한다. 그리고 할아버지 영조에게 아버지 이선의 마음을 헤아려 줄 것을 간청하게 되고, 이선은 그런 아들의 모습에 영조를 죽이려는 마음을 꺾고 뒤돌아선다.

 

다음 날. 영조는 세자가 자신을 죽이려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아들 이선을 세자의 자리에서 폐한다. 그리고 자결을 지시하지만 이를 막아서는 신하들 때문에 아들을 뒤주에 가두게 된다. 아들을 아사시키려는 영조. 이런 모습에 세손은 영조에게 아버지를 살려달라 애원하지만 묵살되고, 그렇게 이선은 오랜 시간 동안 뒤주 속에서 고통받는다. 그리고 그 뒤주 속에서 자신이 죽어야만 아들 이산이 왕위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오열한다. 그렇게 뒤주에 갇힌 지 7일째 되는 날. 이선은 죽기 직전의 상태가 되고, 그 상황에서 아버지 영조가 찾아온다. 마지막 기력을 짜내서 아버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듣는 것이 전부였다는 이선. 그런 아들의 모습에 영조는 이렇게까지 상황을 악화시킨 자신의 모습을 후회하면서 오열한다. 그리고 다음날. 이선은 세상을 떠나게 되고, 영조는 죽은 세자에게 생각할 사, 슬퍼할 도를 붙여 사도라는 칭호는 내린다.

 

세월이 흐르고, 세손 이산은 영조의 뒤를 이어 조선 제22대 왕. 정조로 즉위하게 된다. 이제는 늙어버린 어머니. 혜경궁 홍씨. 혜경궁 홍씨의 환갑 잔칫날. 정조는 아버지의 부채를 들고 혜경궁 홍씨의 앞에서 직접 춤을 춘다. 그리고 아버지 사도세자를 떠올리지만 슬픔을 억누르고, 어머니 혜경궁 홍씨 앞에서 내색하지 않는다. 이런 정조의 모습에 혜경궁 홍씨는 아들의 마음을 깨닫고, 이제는 옆에 없는 자신의 남편 사도세자를 떠올리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올바르게 자란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슬픔과 기쁨, 안도감이 뒤섞인 눈물을 흘리면서 영화는 막을 내린다.

 

끔찍했던 역사 기록. 많은 사람들이 아파하다.

개봉 첫날. 2주 연속 박스 오피스 1위였던 영화. 엔트맨을 제치고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한다. 첫 주만에 관객수는 181만 명을 기록. 누적 매출액은 143억을 기록하였고, 최종 관객수 622만 명을 기록하면서 누적 매출액은 487억 원을 기록한다. 손익 분기점인 300만 명을 넘으면서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였다. 현재 네이버, 다음 영화 평가에서 10점 만점에 약 8점대의 평점으로 관객들에게는 전반적으로 호평이 많으며 역사 전문가들에게는 무난하거나 수작이라는 평이 대다수이다.

 

노론 음로론의 배제. 그리고 다양한 견해.

아버지가 아들을 죽였다는 충격적인 설정이 실제로 기록되어 있는 역사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 임오화변. 이 영화는 이러한 실제 기록에 참고하여 다른 작품 중에서 역사적 반영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을 통해 사도세자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버지의 혹독한 교육과 질책으로 정신병을 얻은 아들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에서도 충격적인 내용이다. 무엇이든 자신의 생각대로 할 수 있다는 어린 시절 아이에 대한 생각과 왕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관점을 자세하게 다루면서 기존의 사극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이면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크게 성공하게 된다. 비록 영화 특징상 각색이 들어가면서 약간의 허구나 창작이 들어가기는 했지만 그 창작 부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점은 놀랍고 안쓰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출연 배우들이 대부분 유명 배우이고 그에 걸맞은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점은 이 영화가 높은 평가를 받게 해 준 하나의 이점이라고 생각한다.